(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수입된 '하얀 계란'이 다음 주말부터 전국 롯데마트 매장을 통해 유통되면서 이 계란이 과연 얼마나 팔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마트는 '하얀 계란'이란 상품명을 붙인 미국산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마진 없이 8천990원에 팔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개당 약 300원꼴이다.
이는 미국 현지 원가(개당 110원)와 공항까지 가는 운송비(60원),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항공운송비(50% 지원시 76원), 국내 유통비(도매→소매 56원) 등을 더한 가격이다.
10~20원 정도는 판매상이나 중간 유통상, 대형마트의 재량과 마케팅 전략에 따라 더하거나 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경쟁사에서 30개들이 국산 계란 한 판(대란 기준)을 7천원대 중후반에 팔고 있는 상황에서 9천원에 가까운 수입산 계란을 살 소비자가 있겠느냐는 점이다.
주부 신모(42.서울 종로구) 씨는 "하얀색 미국산 계란이 신기하긴 하지만 경쟁마트보다 비쌀뿐더러 신선도도 국산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어 사 먹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견해도 있다.
이미 소규모 동네 슈퍼 등에서는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고, 상당수 업소에서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 자체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감안하면 8천원대 후반 미국 계란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물량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소규모 도매상이나 소매업소에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본다"며 "개인사업자의 구매 물량을 '1인 3판'으로 제한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이모(37·여) 씨도 "지금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 자체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산 계란 가격이 8천원대 후반이고 품질만 보장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많은 소비자가 우려하는 신선도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역 절차를 거칠 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부터 10도 이하의 이른바 '콜드 체인' 시스템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또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미국산 계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기대보다 좋을 경우 더 많은 물량을 추가로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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