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은 2.8% 전망…건설투자·민간소비 증가율 급락
올해 물가상승률은 1.8%로 하향…경상수지 흑자는 810억달러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노재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13일 국내외 여건변화를 고려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이렇게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은이 작년 10월 발표한 2.8%에서 석 달 만에 0.3% 포인트(p) 내린 것이다.
위축된 소비 심리와 '최순실 게이트' 등 정국 혼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미국 신(新)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는 2.4%, 하반기는 2.6%로 각각 예상했다.
한은이 그동안 연초를 전후해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이번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2.0%)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을 낮춘 배경에 대해 "작년 10월 전망 이후 대내외 여건이 급속하게 바뀌었다"며 "밖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 미국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소비가 더 둔화하지 않을까 하는 게 조정의 주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6%)보다 0.1%p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2.4%), 현대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1%) 등 주요 연구기관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은이 여전히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은은 2018년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5년부터 내년까지 4년 연속 2%대 '저성장'에 머물게 된다.
그동안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4년 3.3%에서 2015년 2.6%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2.7% 수준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구체적으로 보면 건설투자와 민간소비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진다.
특히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4.3%로 작년(10.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저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주택경기 호조가 올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민간소비 성장률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1.9%로 0.5%p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 제약,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부담 가중,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민간소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2.6%)에서 올해 2.5%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의 경우 수출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점쳐졌다.
지난해 내수가 2.3%p, 수출이 0.4%p를 각각 차지했지만, 올해는 내수가 1.7%p로 떨어지고 수출이 0.8%p로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품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0.9%에서 올해 2.4%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로 종전보다 0.1%p 낮췄다.
지난해 1.0%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를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한은은 내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내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1.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10억 달러 수준으로 줄고 내년에는 780억 달러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는 26만명이고 실업률 전망치는 3.9%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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