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탈시도' 컴투게더, 금융위 광고 수주 실패·포스코 광고물량 급감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박경준 기자 =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를 인수한 광고업체 측이 차은택씨 등의지분 양도 요구를 거절했다가 수주 작업 등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이 회사를 '찍어' 광고 수주를 저해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컴투게더 직원 주모씨는 "컴투게더가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사)를 인수한 후 금융위원회 광고를 수주하려다 실패했다"고 말했다.
주씨는 해당 시점을 "2015년 11∼12월 말쯤으로 안다"며 광고수주 실패 배경과 관련해선 "청와대 안종범 수석이 금융위 광고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컴투게더는 안 된다고 한 거로 안다"고 증언했다.
주씨는 포레카 인수 뒤 포스코로부터도 광고물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주씨는 "원래는 포스코가 연간 500억∼600억 광고물량을 가진 회사이고, 그걸 받아서 하는 자회사여서 상당히 매력 있는 회사로 보고 포레카를 인수했다"며 "포스코 측도 연간 100억 이상 광고물량을 보장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게 2015년 6월이고 실제 인수한 건 그해 9월"이라며 "그 사이 포스코는 평상시와 같은 물량으로 월 30억원 정도씩 광고해 6월부터 9월까지 한 93억∼94억원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포레카를 인수한 직후부터는 포스코 측 광고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검찰이 지난해 포스코에서 발주한 물량을 묻자 "6월 11일부터 다시 기산하는데 그때부터 지난해 연말까지는 5천만원 아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는 올해 6월까지가 1년이니 아직 6개월이 남았다며 약속된 물량은 주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포스코가 포레카를 매각하기 전엔 언론사 협찬 업무도 모두 포레카에 맡겼지만, 컴투게더가 인수한 이후엔 협찬 대행을 맡기지 않고 직거래한다고 증언했다. 계약상으론 언론사 협찬도 계속해서 포레카가 하기로 돼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계약 위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해 약간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가 '돌변'한 이유에 대해 "짐작만 한다"면서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포스코가 포레카를 매각한 후 최순실씨 등이 새로 만든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업체에 광고 대행을 주려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그는 "2018년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한다고 해서 사전 준비 작업에 광고대행사가 필요하다고 들었다. 여기에 우리는 들어오지 말라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며 "나중에 보니 플레이그라운드가 회의에 참석했다는 얘기를 들은 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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