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리퍼트 "한미동맹 역대최강…이제 다음 장을 쓰자"(종합)

입력 2017-01-13 15:53   수정 2017-01-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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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리퍼트 "한미동맹 역대최강…이제 다음 장을 쓰자"(종합)

이임 기자회견…"양국 동맹, 어떤 도전이든 대응할 수 있어"

여러번 울먹…"두 자녀 출생·수영으로 한강 건넌 일 가장 기억 남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한국을 떠나는 마크 리퍼트(44) 주한 미국대사는 13일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면서 21세기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다음 챕터(chapter, 장<章>)를 써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이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동맹은 과거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임 중 한미동맹의 성과로 대북정책의 완전한 일치와 한미일 3자 협력 강화 등을 소개한 대사는 "이 지역과 전세계의 안보 및 경제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우리는 정말 훌륭한 (한미동맹의) 기반을 토대로 더 많은 것을 구축해야 하고 심화된 협력을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의 오래된 협상들을 반복하기보다는 우리는 (동맹의) 다음 챕터를 써나갈 필요가 있다"며 "21세기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미동맹이 평화와 번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할 미국 차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한미동맹이 직면할 새로운 도전에 대해 질문받자 "항상 양국 관계에는 도전 과제가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큰 과제가 있겠지만 한미동맹은 그것을 다룰 능력이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21세기에 직면할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진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는 '전략적 인내'로 불리는 오바마 행정부 대북 정책에 언급,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었다면서 "(대북) 제재의 핵심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원칙있는 외교'에 입각해 대응해왔다"면서 "북한이 대화의 틀에서 박차고 나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기 때문에 (미국은) 제재 쪽으로 움직였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리퍼트는 2015년 3월 발생한 초유의 대사 피습 사건을 거론한 뒤 "사건 이후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을 경험했다"며 "환대와 선의, 우정은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사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두 자녀(세준·세희)를 낳은 일과 한강을 헤엄쳐 건넌 일 등을 거론한 뒤 "만약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한국에는 영원히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새롭고 흥미롭고 놀라운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람들이 내게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을 읽으라고 했는데, 그 말(고요한 아침의 나라)이 사실은 틀렸다고 생각한다"며 "조용하지 않고 항상 무언가 일어나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회상했다.

부인 로빈 여사와 두 자녀를 회견장에 대동한 리퍼트 대사는 장래 계획에 언급, "로빈의 커리어(career, 직장 경력)를 지켜주는 일이 가족과 나의 미래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빈 여사는 남편의 한국 대사 부임전까지 미국의 대형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선임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본인이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 질문받자 '어떠한 일의 임기가 끝날 즈음에는 중요한 결정을 하지 말라'는 과거 상사(이라크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 해군특수부대 사령관)의 조언을 소개한 뒤 "일단 집에 가서 차분히 생각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러차례 울먹이며 한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 리퍼트는 한국어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애국적 (미국)시민임에도 한국을 떠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출국하는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전망, 사드, 한일관계 등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신 한미동맹의 '구호'격인 "같이 갑시다"를 한국어로 하며 양국 관계와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인 리퍼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을 거쳐 만 41세였던 2014년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한 강연회장에서 흉기를 든 김기종(복역중) 씨의 습격으로 크게 다쳤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과 함께 대사로서 정력적인 활동을 재개해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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