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수첩에 '기업 자발적으로 한 것, 靑요구 아니다'
검찰 "증거인멸 정황…대통령도 참석한 수석비서관 회의"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 지난해 10월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대상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주일 뒤 청와대가 대책회의를 열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제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 적힌 관련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앞서 검찰은 재단 설립과 기금 모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시민단체가 관련 내용을 고발하자 지난해 10월 5일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0월 12일 자의 안 전 수석 수첩엔 'VIP 면담, 각종 의혹 제기 문제, TV조선·한겨레·국감, 사업 관련 청와대 주도한 게 아니라 참여한 것으로'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그 아래엔 '기업 자발적으로 한 것이고, 청와대 요구 아니다. BH X'라고 쓰여 있다.
검찰은 수첩 내용에 대해 "이 사건 직권남용과 양 재단 설립, 출연 강요와 관련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위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회의 나눈 것을 안종범이 그대로 메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사실과 달리 해결책을 내놓는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도 참석한 회의"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측은 재단 모금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개별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 참여한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 측이 개입·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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