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에 부탁" 진술…"현대차 못 박지는 않았다"며 혐의는 부인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황재하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청와대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협력업체 선정에 개입한 사실을 검찰 조사에서 일부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최씨 딸 정유라(21)씨 친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3회 공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최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씨는 조사 당시 "(KD코퍼레이션 대표의 아내) 문모씨 부탁으로 KD가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최씨는 "현대차에 납품하게 해 달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며 구체적인 범행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또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씨가 최씨에게 사업소개서를 전했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은 최씨로부터 (KD 납품 관련) 전화를 받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며 "그럼에도 최씨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전 비서관은 실제 최씨로부터 KD코퍼레이션의 사업소개서 등을 받았다고 하는데도 최씨는 이를 부인하는 진술로 일관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과 공모해 현대차에 압력을 넣어 흡착제 제조사인 KD코퍼레이션이 납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을 받고 있다.
이 회사 대표 부부는 딸이 정유라씨와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인연으로 최씨를 알게 돼 친분을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의 압력을 받은 현대차는 2015년 2월께 KD와 납품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9월까지 총 10억5천여만원 어치를 납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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