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자세한 건 묻지 마시고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12일 저녁 대전 동구 판암1동 주민센터 현관문 안쪽에 한 남성이 10㎏짜리 쌀 포대 50자루를 실어 날랐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기부 의사를 밝힌 그는 하얀 자루를 차곡차곡 쌓아올리고서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은 이름을 물어보는 직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고 주민센터 측은 14일 전했다.
"자세한 건 물어보지 마시라"던 그는 "설에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우선 선정해 이 쌀을 전달해 주시면 고맙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 '기부 천사'는 50대 중반이라는 것과 충남 지역에서 직접 농사해 수확한 쌀을 기부했다는 사실만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민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설에도 판암1동 주민센터를 찾아 똑같은 선행을 베풀었다.
윤재경 판암1동장은 "최근 들어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줄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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