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IB 평균 전망치 2.4%…한국은행 2.5%보다 낮아
최순실게이트 국정혼란·소비절벽·미금리인상 등 불안요인 겹쳐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거 낮췄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싸늘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의 노무라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0%에 턱걸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했다. 씨티은행 등 10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한 평균 성장률도 2.4%로 한국은행이 최근 제시한 수정전망치 2.5%보다 낮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에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혼란과 점점 심화하는 소비부진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꺼번에 몰아쳐 한국의 경제환경이 어느 때보다 엄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10개 글로벌 IB들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이 평균 2.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지난 10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IB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2.5%, 정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 국제통화기금(IMF) 3.0% 등 국내외 기관보다 낮다.
일본 노무라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0%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작년 1월 제시했던 한국 성장률은 2.7%였다. 바클레이, JP모건, 모건스탠리도 각각 2.3%로 제시했다.
씨티은행, 도이치방크, 골드만삭스는 2.4%로 평균치였고 UBS는 2.6%로 조금 높았다.
BNP파리바는 2.8%로 내다봤다. BoA메릴린치가 2.9%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국제 IB들이 작년에 제시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와도 큰 차이가 난다.
IB들이 지난해 1월 말에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8%에 달했다. BoA메릴린치는 3.2%까지 제시했다.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CPI)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1.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IB들은 그러나 지난해 1월 말 제시한 2.0%보다 0.3%포인트 낮게 잡아 내수 부진 우려를 나타냈다. JP모건은 CPI를 2.0%로 가장 높게 봤고,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1.3%로 가장 낮게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안요인을 고려하면 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소비부진과 부동산 가격 하락,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혼란으로 기업 투자 부진 우려 등 내수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성장률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 미국 금리 인상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 등도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2.3%)과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1%)은 올해 성장률을 더 부정적으로 봤다.
김동원 SK증권[001510]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이번 성장 전망 수정은 현실적인 우려를 상당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2.5% 성장의 전제에는 수출 개선세가 기반을 두고 있으나 정보기술(IT)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IB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평균 6.4%로 전망했다. BNP파리바가 6.2%로 가장 낮게 봤고 BoA메릴린치의 전망치가 6.6%로 가장 높다.
글로벌 IB들은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을 평균 1.2%로, 세계 성장률을 평균 3.4%로 각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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