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이어 벨기에 찾아 대학 연설 등 통해 강조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의 안보협력을 영구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하면서 유럽 자강론을 역설하고 나섰다.
유럽에서 가장 발언권이 센 지도자인 메르켈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대학 2곳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서 한 연설 등을 통해 미국과 유럽국의 소위 '대서양동맹'을 언급하며 "긴밀한 협력에 관한 항구적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미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언급은 유럽의 안보가 미국에만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되며 유럽은 스스로 힘을 키워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됐다.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유럽은 가장 큰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 이웃 국가들에서 생기는 문제들의 해결을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한다면 순진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고는 "유럽과 유럽연합(EU)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때문에 EU의 나머지 회원국들 간 연대의식 증진이 중요해졌다면서 유럽의 결속과 단합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벨기에 방문 직전 룩셈부르크를 찾은 자리에서도 브렉시트 협상에서 EU 회원국들의 단결을 촉구하며 "모든 국가(영국 외 EU 회원국)는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작년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회원국들에 목표로 제시한 '국내총생산 대비 2% 국방비 지출' 계획과 관련해 가능한 한 독일 역시도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겠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이를 달성하긴 힘들 것이라는 점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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