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부 장관이 "어떻든 나라면 140자 트윗으로 외교정책 개념을 (이해되게끔) 서술하진 못한다"라고 빗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트윗 정치'에 뼈 있는 촌평을 날렸다.
독일 대연정 소수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 때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대놓고 강도 높은 독설을 던진 미국 주요 우방국의 보기 드문 최고위 인사였다.
다음 달 대선에서 대연정 3당 공동후보로 나서서 당선이 예정돼 있기도 한 그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먼저, 모든 대통령은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당선인) 역시 취임하면 마찬가지"라면서 "트윗(정치)이 장기간 계속 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트윗을 통해서는 중동, 북아프리카, 또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미래 정책을 짐작하기 힘들고, 미국의 시각을 판단하기에도 지금은 너무 이른 시기라고 짚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또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 내정자가 의회 청문회에서 한 말들을 보면 트럼프 당선인과 약간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면서 "바로 이 점이 내가 미국의 외교정책 개념화 과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보는 이유"라고 전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가 섹스 비디오 등 자신의 약점 자료를 가졌다는 '가짜 뉴스'를 정보기관들이 대중에 흘렸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나치 독일에 사는 것인가?"라고 트윗을 날린 데 대해서도 "(무슨 뜻인지) 해석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슈타인마이어 장관이 작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를 우익 포퓰리스트로 분류하며 "정치와 경제에 독(毒)"이라고 비판하는 등 몇 차례 독설을 퍼부어 현지 일부 언론으로부터 "트럼프가 당선되면 어쩌려고 그러나"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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