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갈등 출구전략…아베 외유 마치고 최종결정할 듯

입력 2017-01-14 11:22  

日, 소녀상 갈등 출구전략…아베 외유 마치고 최종결정할 듯

"주한대사 귀임, 17일 이후 전망"…장기화 피하는 정해진 수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부산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지난 9일 일시귀국시킨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 시기를 내주로 검토하기로 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개국을 방문한 뒤 오는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귀국한 이후에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등의 귀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기존부터 제기돼 왔다.

지지통신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이 17일 이후가 될 전망"이라며 아베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등과 논의해 시기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선 나가미네 대사 등의 일시귀국이 장기화할 경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3일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만난 외무성 간부는 나가미네 대사를 한국으로 조기에 돌려보내는 방안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 간사장도 이후 TBS 프로그램 녹화에서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이 첫째 목표"라며 "우호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아베 총리를 비롯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며 한국을 압박해 왔다.

소녀상이 설치된 당일부터 정부와 여당 관계자 등이 전방위적으로 한국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고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방송된 NHK 프로그램에서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10억 엔의 돈을 냈다고 강조한 뒤 "한국 측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국가의 신용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가 다음날 일본으로 일시귀국한 이후에는 한일관계가 과도하게 악화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서서히 제기되면서 일본 정부가 후속 대응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외교적으로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정권과의 관계 공고화를 비롯해 현안이 쌓인 데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등은 한국과의 공조가 절실한 만큼, 소녀상 문제를 둘러싼 갈등 지속이 장기적으로는 아베 총리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정부는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지혜를 모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이러한 한국 측 태도도 (일본 정부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도는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선 주한 대사 등의 조기 귀국에 이의도 있어 한국 측에서 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발언이나 대응이 있으면 귀임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외무상이 지난 13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소녀상 문제와 관련지을 계획은 없다"며 계속 추진할 의사를 표명한 것도 북한 대응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3개국 간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라고 산케이신문은 분석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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