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수석 "아는 대로 대답하겠다"…리스트 작성·관리 경위 및 윗선 추궁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비위 의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국정 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14일 오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수석은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블랙리스트를 정무수석실에서 작성했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특검에) 가서 들어보고 아는 대로 대답하겠다"고만 말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출석을 통보했으나 박 전 수석은 훨씬 이른 1시 15분께 도착했다.
박 전 수석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작성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미소만 지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박근혜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명단을 만들어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 관리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박 전 수석에게 당시 상사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으로 부터 어떤 지시 등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 전 수석은 2013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정무수석을 지냈다. 그의 후임 수석이 조윤선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정무수석실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해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이들 중 정 전 차관은 이날 오후에도 나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기존 검찰 수사에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에 가담한 의혹이 드러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도 이날 오후 불러 조사했다.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 소환도 머지않았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주 정도면 (두 사람의 소환) 일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하는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자신이 문서를 본 적이 없으며 작성이나 전달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도 블랙리스트를 알지 못한다며 지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