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된다고 정치 행태, 사고방식 안 변해"…'정치교체' 거듭강조
"한반도, 준전시상태나 마찬가지"…"朴대통령과 통화 시기 조율중"
(음성·충주=연합뉴스) 홍정규 류미나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 광화문 도심 촛불집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고향인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 '꽃동네'에서 기자들과 만나 '촛불집회에서 국민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를 보겠다.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또 박 대통령에게 귀국 인사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통화를 할 예정"이라며 청와대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하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공개 비판한 데 대해선 "문 전 대표가 말한 데 대해서 일일이 코멘트하고 싶진 않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정권은 계속 교체됐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정권) 교체는 국민 뜻에 따라서 이뤄졌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서 정치의 여러 가지 행태라든지 국민의 생각하는 사고라든지, 특히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는 수가 많았다"며 '정치교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가 민주주의에 합당한 시민 정신이 많이 함양된 가운데 좀 잘 진행돼야 하지 않느냐"며 "제도를 바꿀 건 바꾸고, 정치적 행태도 바꾸고, 이런 여러 면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충청 대망론'에 대해 "(충청도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지만, 제가 충청도만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저는 대한민국 시민이고, 대한민국만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대표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앞서 음성 생가 주변에 조성된 '반기문 평화랜드' 환영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세계에는 여전히 전쟁이 있고, 한반도는 여전히 준전시 상태"라며 "모두 평화롭고 모두 인격이 존중되는, 모든 사람이 배고프지 않고 편히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도록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충주 체육관에서 지지와 주민 2천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린 환영행사에서 "(사무총장 재직시절) 지구를 100바퀴 이상 돌았고, 달나라를 6번 갔다 온 거나 마찬가지인 거리의 거리를 이동했다"며 자신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기후변화협약 체결, 빈곤문제 해결,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 지위 향상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지난 10년간 저는 열심히 여러분의,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끔 열심히 노력했다. 마치 마라톤 4만2천195m를 100m 선수가 뛰듯 밤낮없이 열심히 뛰었다"며 "그래도 숨차지 않았던 힘의 원천은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이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오는 15일 경기도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을 살펴보고, 청와대에 함께 근무했던 고(故)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빈소에 조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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