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 녹인 촛불…"박종철 죽인 공작정치 끝장내자"(종합)

입력 2017-01-14 19:54  

'최강한파' 녹인 촛불…"박종철 죽인 공작정치 끝장내자"(종합)

함세웅 신부 "박종철·이한열 희생이 광장 시민혁명 이끌어"

재벌총수 구속도 촉구…대기업 본사 앞으로도 행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채새롬 기자 =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14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가 12주째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이른바 '공작정치' 주범으로 거론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구속, 현 정부에 뇌물을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 구속을 촉구했다.

1987년 경찰에 연행돼 고문받다 사망한 고(故) 박종철 열사 30주기와도 겹친 날이어서 박 열사를 추모하고, 올해 30주년을 맞는 87년 6월 항쟁과 최근 '촛불 항쟁'의 의미를 기리는 분위기도 강했다.

함세웅 신부는 "30년 전 국가폭력으로 숨져간 박종철군과 같은 해 숨진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 30년 뒤 오늘 광장 시민혁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며 "주권자 시민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라는 것이 박종철과 이한열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정연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공작정치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우리 사회를 좀먹는다"며 "박종철을 죽인 공작정치를 끝장내려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나온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린 피해자 가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피해를 본 중소상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노동조합원 등은 단상에 올라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을 규탄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30분 기준으로 연인원(누적인원) 10만명 이상이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전날 언론에 통보한 대로 자체 추산한 일시점 운집인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본 집회가 끝나고 오후 7시께부터는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법재판소 인근, 대기업 본사가 있는 도심을 지나는 행진이 4개 경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종로1가 SK 본사와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는 도중 "재벌총구 구속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팔을 불어 야유했다.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나면서는 황교안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제2 박근혜' 행세를 한다고 비판하면서 황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뜻으로 '황교안'이라 적힌 종이비행기를 청사 안으로 날리기도 했다.

본 집회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사전행사로 박종철 열사 30주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박 열사가 고문당해 숨진 용산구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박 열사가 잠든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그의 고향 부산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이달 7일 광화문 촛불집회 이후 박 대통령을 '내란사범'으로 비판하며 분신한 고(故) 정원 스님(속명 서용원·64) 시민사회장도 치러졌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84개 중대(약 1만4천700명)를 배치해 질서 유지와 안전관리에 나섰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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