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선주자들 강세 속 '미리 눈도장 찍기' 나서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수윤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으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야권에 이른바 '주국야캠'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낮에는 주로 국회에서 의원보좌관이나 당직자로 일하고 저녁에는 대선주자 캠프를 돕는 일은 선거철마다 있었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빨라졌고 정도도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 같은 현상이 가장 뚜렷하다.
이는 새누리당의 분당으로 내부가 정비되지 않은 여권과 달리 민주당은 '경선 룰' 논의와 함께 사실상 대선레이스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력수요'가 많아진 셈이다.
또 당 지지율이 조사기관에 따라서는 41%(한국갤럽 10∼12일 조사)에 달할 정도로 치솟으면서 집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자 미리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탄핵심판이 언제 끝날지 몰라 대선일정표가 아직 '깜깜이'상태라는 점이다. 캠프 공식합류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 어정쩡한 상태에서 비공식적으로 캠프에서 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민주당 A캠프를 돕고 있는 한 보좌관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파견 형태로 신분을 정리하긴 했지만 의원의 일도 함께 돕고 있다"면서 "의원실은 어쨌든 결원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업무가 가중되지 않을까 마음이 쓰인다. 대선 일정이 확정되고 캠프도 공식화되면 마음이 좀 더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보좌관의 경우 보좌하는 의원과 자신이 지지하는 대권주자가 서로 달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의원의 보좌관은 "본격적으로 A후보 캠프에 합류하려고 준비 중인데, 정작 모시고 있는 의원은 B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사표를 언제 낼지, 뭐라고 얘기를 하며 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의 보좌관은 당을 달리하는 후보를 돕겠다고 나가면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의원들의 경우 당의 후보가 확정되면 돕겠다는 입장이 많은 가운데 경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당직을 던지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당이 선거를 관리하는 '중립적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당에도 후보에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손혜원 의원은 지난 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교활하고 잔인해져야 할 때가 왔다. 다시 길을 나선다"라면서 민주당 홍보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역시 친문계인 김용익 민주연구원장과 진성준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캠프에 합류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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