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목사와 함께 인권운동 루이스 의원…"그의 말이 세상 바꿨다" 반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취임식 불참을 선언한 대표적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민주당 의원을 트위터를 통해 맹비난했다.
존 루이스 의원이 대선 논란과 관련해 트러프 당선인의 정통성을 거론하며 비판하자 "말만 많고 행동은 안 한다"며 발끈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그의 말이 세상을 구했다"는 역포화를 맞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선거결과에 대해 거짓된 불평을 하기보다는 (범죄가 만연한 것은 물론이고)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치고 주민들을 돕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서 "(그는) 오로지 말, 말, 말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 통탄할 일이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州) 5지구를 지역구로 둔 루이스 의원이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법적 정통성 문제까지 거론하자 아침부터 그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것이다.
그는 NBC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거론하면서 "러시아가 이 사람(트럼프)이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한 뒤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취임식 불참은 내가 1987년 의원이 된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와 뜻을 함께 하며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로,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비난은 킹 목사 기념일(1월 셋째 월요일) 직전에 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비난은 당장 민주당과 흑인 인권단체로부터 역풍을 샀다.
도나 브라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그는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행진하는 행동을 했다"며 루이스 의원이 '말뿐'이라는 트럼프의 말에 반박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킹목사 기념일에 앞서, 많은 이가 루이스 의원의 입을 다물게 하려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음을 기억하자"고 트위터에 썼다.
공화당 내에서 '네버 트럼프'(Never Trump) 운동을 이끌었던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존 루이스와 그의 '말'이 세상을 바꿨다"고 적었다.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코넬 윌리엄 브룩스 회장은 "루이스 의원에게 결례함으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루이스의 희생을 모욕하고 그가 목숨 걸었던 미국인들과 그들의 인권을 무시했다"며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루이스 의원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관식' 불참을 공개 선언한 민주당 하원의원 14명 가운데 한 명으로, 앞으로 취임식 참석을 거부하는 의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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