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파리 평화회의는 쓸데없어"…이-팔 양측 모두 불참
(파리·카이로=연합뉴스) 박성진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해결 방법으로 양국 존재를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국제평화회의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프랑스 주도의 이번 회의가 "쓸데없다"라며 불참하고 팔레스타인 대표단도 파리에 오지 않아 이번 국제회의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등은 이날 파리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포함해 전 세계 70여 개국 외무장관과 고위급 외교 관리가 참석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회의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참가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직접 대화와 중동 분쟁 종식을 위해 이스라엘 옆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자는 방안인 '2국가 해법' 지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모였다.
성명서 초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식적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최종 협상 결과를 속단하는 일방적 조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평화회의는 미국이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 통과를 허용한 이후 열려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회의의 중요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불참하면서 회의론도 일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동에 앞서 행한 연설에서 "오늘 파리에서 개최된 회의는 쓸데없는 회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 회의는 프랑스와 팔레스타인이 우리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조건을 강요하려고 꾸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도 이날 파리 회의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전날엔 바티칸시티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파리 회의 개최에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팔레스타인은 이 회의 개최를 환영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사기"라며 "팔레스타인에 의해 조작된 그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그 국제회의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를 후퇴시킬 것"이라며 "그 회의 결정 사안은 우리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국제회의 등 제3자를 통한 평화 협상이 아닌 팔레스타인과의 직접 협상을 촉구해 왔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수년에 걸친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이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는 데 실패했다며 국제회의 개최 등 프랑스의 접근 방식을 지지해 왔다.
팔레스타인은 또 공식 국가 성립 시 자신의 영토가 될 요르단 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는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스라엘인 60만 명이 거주하는 이 지역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적으로는 불법이나 이스라엘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미국이 자국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정착촌 건설을 비난한 유엔 결의안 통과를 방조했다며 반발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 정부가 유지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 대신 이스라엘 중시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은 2014년 미국 주도의 계획이 실패한 뒤 지금까지 전면 중단된 상태다.
sungjinpark@yna.co.kr,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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