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D-30] ③ 푸른 눈의 태극 전사, 삿포로 빙판과 눈밭 누빈다

입력 2017-01-17 05:50  

[삿포로 D-30] ③ 푸른 눈의 태극 전사, 삿포로 빙판과 눈밭 누빈다

평창올림픽 앞두고 '특별 귀화' 열풍…삿포로서 기량 검증

"종목 발전 위해 필요" vs "무분별한 귀화는 경쟁력 약화" 찬반 갈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바이애슬론 불모지라 불리는 대한민국에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안겨 준 건 '푸른 눈'의 귀화 선수, 안나 프롤리나(33)다.

종주국 노르웨이와 북유럽, 러시아에서 독식하다시피 하는 바이애슬론은 국내에서 내세울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고, 안방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데려오기로 했다.

남자 선수인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24)와 함께 지난해 3월 귀화한 프롤리나는 8월 에스토니아 오테페에서 열린 하계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스프린트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다.

국제대회 본선 진출조차 쉽지 않았던 한국 바이애슬론은 귀화 선수를 앞세워 새 역사를 썼고, 이제는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까지 기대한다.

확실하게 효과를 본 바이애슬론은 에카테리나 에바쿠모바(27·러시아), 티모페이 랍신(29·러시아) 등 2명의 추가 귀화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우수 선수의 귀화 열풍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취약종목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별히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특별 귀화'를 추진했고,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비교적 간단하게 귀화 선수가 속속 등장한다.

바이애슬론의 4명 외에도 아이스하키, 루지는 부족한 선수층을 귀화를 통해 해결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작년 4월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었는데, 앞서 20번 싸워 1무 19패로 절대 열세로 밀리다가 첫 승을 거뒀다.

당시 마이클 스위프트(30)는 선제골을 기록했고, 골키퍼 맷 달튼(31)은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켰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에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7명의 귀화 선수가 평창 무대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또한, 독일 출신 여자 루지 선수인 아일렌 프리슈(26) 역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한국 대표팀으로 처음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12위를 기록했다.

귀화는 아니지만,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김 마그너스(19)는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 마그너스는 노르웨이와 한국 국적을 모두 보유했고, 대표팀은 한국을 선택했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귀화를 진행하는 건 한국만이 아니다.




앞서 2014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러시아는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이 금메달 3개를 휩쓸었고, 미국 출신 스노보드 선수인 와일드 빅은 2관왕에 올랐다.

이처럼 동계종목은 강세를 보이는 국가가 뚜렷하기 때문에 특별 귀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또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푸른 눈의 태극마크 선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고, 이들은 각 종목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별 귀화로 문호를 개방한 건 내년 2월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인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이들의 기량을 엿볼 중요한 기회다.

동계종목에서 귀화 선수의 비중이 높아지며 논란도 격화되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우수선수 영입으로 종목 자체의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야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귀화 선수를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종목 경쟁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로야나에 에루페(29) 귀화 추진 당시 "쉽게 선수를 데려오면 대체 누가 마라톤을 시작하려 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귀화 열풍'이 한국 스포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려면, 삿포로와 평창 등 국제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들을 경험을 접목해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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