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보호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 심포지엄·발대식 열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사회 투명성을 높이려면 내부고발자를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재단이나 기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호루라기재단 이지문 이사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내부제보실천운동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는 "내부고발자는 신분보장으로 조직에서 계속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왕따'와 함께 장기적으로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고발자도 후회나 사회에 대해 원망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신분이 박탈되거나 현실적인 이유로 퇴사를 선택하는 내부고발자에게 개별 시민단체가 지속해서 지원하거나 취업 알선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공익신고자지원재단·기금을 설립해 법률적 지원, 자녀 장학금 지원, 취업 알선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단·기금이 설립되면 상담전화 운영, 언론보도 시상, 영화나 다큐멘터리 제작 등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이 이사는 제언했다.
이 이사는 "내부고발자를 강력하게 보호하고 보상을 제공하면 부패 비리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일정 기간 시한을 정해 자신이 저지른 비리 행위에 대한 고백을 받고 책임을 묻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축적한 재산은 납부하게 하는 '부패고백위원회'를 설립하자는 의견도 냈다.
이 이사는 1992년 제14대 총선 당시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현직 중위 신분으로 고발한 바 있다.
심포지엄에 앞서 내부고발자들이 직접 내부고발자 보호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 발대식이 열렸다.
이 이사를 비롯해 계룡대 군납 비리를 폭로한 김영수 전 해군 소령, 사학비리를 고발한 안종훈 전 서울 동구마케팅고 교사, 감사원 감사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 등이 이 단체에 참여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최순실씨 관련 각종 비위 사실을 폭로한 노승일 전 재단 부장도 이날 발대식에 참석했다.
단체는 "자신을 희생하며 용기 있게 내부제보를 실천한 의인들은 대부분 권력과 자본에 의해 '배신자'로 매도됐고 대부분의 국민은 은밀하게 일어나는 부정과 비리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국민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는 부정과 부패를 용납할 수 없다는 열망을 담아 내부고발자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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