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군인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열악한 처우와 군대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육군참모총장은 내부 절차를 무시하고 소셜미디어로 불만을 제기한 데 대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입단속'에 나섰다.
16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국경지대인 잠무-카슈미르 주에서 근무하는 국경수비대(BSF) 대원 테지 바하두르 야다브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파라타(인도식 빵의 일종) 한 개와 차를 마시고 11시간 동안 근무해야 한다"는 등 열악한 처우를 고발하는 영상메시지를 잇달아 올렸다.
그의 메시지는 1천만 회 가까이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러자 다른 군인도 잇따라 군 내부 문제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시작했다.
북부 우타라칸드 주에서 근무하는 육군 상병 야기아 프라타프 싱은 "군내 하급자와 상급자를 짝지어 상급자가 하급자의 군 생활을 도와주도록 하는 '사하야크'(도우미라는 뜻) 제도가 변질해 하급자가 결연관계 상급자의 옷을 빨고 군화를 닦고 개를 산책시켜야 한다"고 폭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잠무-카슈미르 주 육군 야전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군인도 "많은 병사가 장교의 개를 산책시키고 있고 장교 가족이 미용실을 가는 데 군용차를 사용한다"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군은 제기된 문제들을 조사하겠다고는 밝혔으나 내부 고발이 이어지자 지휘계통을 벗어나 소셜미디어로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사기를 저해하는 행동이라며 관련자를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비핀 라와트 육군참모총장은 15일 "장병이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군 내부 소통 수단이 다양하고 육군참모총장에게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소원 수리함'도 마련돼 있다"며 "언론의 관심을 끌고자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자신들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국경을 지키는 용감한 동료뿐 아니라 전체 군 사기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총장의 경고에도 몇 시간 뒤 또다시 "10개월째 하루도 비번이 없었다"며 군대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새로 퍼지는 등 장병들의 문제 제기는 그치지 않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파키스탄과 분쟁을 벌이는 인도군은 모병제로 운영되며 병력은 113만 명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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