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다보스 포럼 '트럼프 시대' 리더십 고민

입력 2017-01-17 05:00  

막 오른 다보스 포럼 '트럼프 시대' 리더십 고민

시진핑, 中 국가 주석으로는 첫 참석…세계 엘리트 무대 데뷔

포퓰리즘·브렉시트·빈부 격차·환경·과학기술 등 논의

(다보스=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전 세계 정치, 경제 엘리트의 토론장인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다. 전 세계를 덮친 포퓰리즘, 빈부격차 등 갈등 요소와 지구온난화, 인공지능(AI)의 발전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해법들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는 난민 문제와 정치 일정 등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서방 주요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참석하면서 그가 내놓을 메시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국가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엘리트들의 모임인 다보스에 데뷔한다. 북미, 유럽 등 서구 중심의 행사였던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 국가 원수가 기조연설 맡으면서 세계 질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행사 마지막 날인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 고립주의를 공약으로 내걸며 다보스를 외면해 시 주석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치인으로 변모하기 전에도 기업인으로서 과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시진핑이라는 키워드를 빼면 올해 행사 첨석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각국 정상, 국제기구 대표 40∼50명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 재계 최고경영자, 비정부기구 대표, 석학 등 3천여명이 참석한다.

400개 가까운 세션 중 트럼프가 냉소를 보였던 기후변화 문제에만 15개 세션이 할당되는 등 올해 포럼은 '부자들의 놀이터'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환경, 빈곤, 교육, 노동 등 사회적 이슈에 많은 부분을 할당했다.

시진핑 주석도 다자대회에 등을 돌린 트럼프의 미국을 대신해 자유무역과 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했다.

포퓰리즘과 보호무역 장벽의 원인 중 하나인 빈부격차와 난민 문제의 해소 방안도 여러 세션에서 논의된다. 포퓰리즘과 맥락이 닿아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EU 이탈) 등 지역 협력체의 해체 문제도 다뤄진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우리는 포퓰리스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포퓰리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우리 정부와 재계의 참석 규모는 '최순실 여파'로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조현상 효성 사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지만, 최태원 SK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특검 수사 여파로 불참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년 개최했던 '한국의 밤' 행사도 조직이 해체될 위기에 놓이면서 8년 만에 열리지 않는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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