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운명은 우리 손에, 난민과 테러 분리해서 보라"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놓여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개방적 난민정책을 비판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전망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무용하다고까지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이같이 반응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그 경제력과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테러리즘과 디지털화, 그밖에 다른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고도 자신감을 피력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EU의) 27개 회원국이 강고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나가는 것에 지금처럼 앞으로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 언급에서 EU 전체 28개 회원국 중 27개를 말한 것이 EU를 탈퇴하는 영국을 제외한 것인지, 독일을 뺀 것인지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
그는 "대(對) 미국 관계의 문제들에 관한 나의 입장은 이미 알려졌고, 트럼프 당선인 역시도 그 자신의 입장을 이번에 다시 한 번 개진한 것이다"라고 이번 인터뷰를 평가하고 "개인적으로 지금으로썬 먼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고 나면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그(트럼프)와 함께 일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어떤 형태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난민 수용이 베를린 트럭 테러 같은 테러 유입을 동반했다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시각에 대해서는 "테러 퇴치를 위한 지구적 도전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난민의 존재 및 난민의 문제를 분명하게 분리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내전은 훨씬 오래된 일"이라고 전제하고 "시리아인 다수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맞선 싸움 또는 아사드를 통한 탄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국을 탈출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모두 우려하는 이슬람 테러는 여기에 덧붙여진 것일 뿐 내전은 이미 먼저 시리아에서 그렇게 발생해 있던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정부수반 자격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고 올해 봄쯤으로 회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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