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김부겸 '野공동경선' 띄우기…文 "어떤 방식이든 환영"(종합)

입력 2017-01-17 12:22   수정 2017-01-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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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김부겸 '野공동경선' 띄우기…文 "어떤 방식이든 환영"(종합)

박원순 "대세론에 안주하면 큰코 다쳐"…"실현 가능성 높지 않아" 의견도

일각선 감정싸움 양상도…박지원 "일부 주자 당에서 나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이 17일 '개방형 공동경선'을 제안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어떤 방식이든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다른 야당이나 민주당내 다른 주자들은 동조하지 않고 있어 이후 경선 규칙을 둘러 당내 대치전선이 더 첨예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미 지도부가 경선규칙 논의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들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주자들간 '룰 합의'는 한층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과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권교체와 공동정부, 공동경선'이라는 제목으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양측은 "각 당의 당리당략과 후보의 유불리를 뛰어넘어 촛불민심의 대의와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야3당은 연합해 개방형 공동경선을 치를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발표했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대선후보도 함께 내고 집권 후의 정부도 공동으로 꾸리자는 제안으로, 다른 대권주자들이나 당 지도부에도 이를 수용해달라고 독려했다.

이들은 야권 전체를 공동경선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청산대상이기 때문이 이름을 바꾸고 탈당을 해도 공동경선에 들어올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따놓은 당상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대세론에 안주하면 큰 코 다친다"며 "특히 촛불공동정부는 시민혁명의 결과를 특정 정당의 전리품으로 만들지 않고 진정한 국민주권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큰 형님으로 포용력과 연대 의지를 강력히 표출하고 설득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결선투표제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만 대선일정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유일한 대안이 공동경선"이라고 했다.

김 의원 역시 "지금은 야권의 전체 지지가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당에서 경선규칙 마련을 서두를 일도 아니다.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 중요하며, 작은 욕심을 버리고 시대적 과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12년에도 나쁘지 않은 정치지형이었지만 유력한 두 후보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합을 못해 3% 차이로 졌다. 저희 말씀을 지나가는 말로 듣지 말고 대한민국 대개혁이라는 목표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동경선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선방식에 대해서는 당에 백지 위임했다. 당에서 정해주는 대로 따르겠다"며 "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촛불경선이든 또 다른 방식이든 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주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에는 박 시장과 김 의원 측에서 이번 토론회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이 시장 측은 "당에서 룰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애초 공동경선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아직 공동경선에 대해 검토된 바가 없다"며 "우리당은 일단 연대와 통합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도 "공동경선론은 본질적으로 연대론인데, 국민들은 더는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을 원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결선투표제 도입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박 시장과 김 의원이 '공동경선' 카드를 꺼내든 만큼 민주당내 경선 룰 논의는 한층 꼬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룰 논의에는 이들이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도부가 공동경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에 "안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고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정치 아니냐"라고 했다.

일부 주자 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박 시장과 김 의원의 제안을 두고 "현재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를 위한 제안이 아니냐", "친문(친문재인) 진영 후보에게 유리한 모바일 투표를 하지 말자는 것 아니냐"고 평가하는 등 감정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박 시장 등이 자꾸 외곽에서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보면 결코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할 수 없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 분들이 민주당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기자들이 "민주당 내에서 경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나"라고 묻자 "약속을 그대로 지키겠다"라고 답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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