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르고 지냈다"…구속 여부 밤늦게 결정 전망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최평천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과정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17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김 전 학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김 전 학장은 시작 약 25분 전인 오전 10시 5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최순실씨를 알고 지냈느냐. 국회에서 왜 모른다고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최씨를) 모르고 지냈다. 2015년 8∼9월 이후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내는 가운데 "좀 들어가겠다. 놔달라"며 주로 답변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법정에서도 김 전 학장은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학장의 변호인은 심문을 마치고 취재진에 "(김 전 학장) 본인은 끝까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인하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각종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데 부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실이 어떻게 드러났느냐. 사실이라고 전제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달 14일 업무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위반(위증) 혐의로 김 전 학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4년 9∼10월 부정한 방법으로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이듬해 입학해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따는 등 온갖 특혜를 누리도록 한 데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대가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과정을 김 전 학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학장은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해 특검팀은 그가 위증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도 김 전 학장은 12∼13일 특검 사무실에 나와 피의자로 조사를 받을 때처럼 털모자를 쓴 채 화장기가 거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때는 안경을 끼고 혈색 좋은 모습이었으나 검찰 조사 때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나와 암 수술 전력을 언급하면서 '구속 면하기·선처 호소' 전략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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