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찾은 潘…친노지지자들 거센 항의시위 속 盧묘역 참배

입력 2017-01-17 12:31   수정 2017-01-17 14:10

봉하마을 찾은 潘…친노지지자들 거센 항의시위 속 盧묘역 참배

노사모 등 친 단체 묘역입구서 '비판 현수막'…潘 침묵속 애도

권양숙 여사와 30분간 예방…"盧 정치교체 말씀 가슴 깊이 남아있어"

(김해=연합뉴스) 배영경 류미나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든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교통상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발탁된 각별한 인연이 있다. 유엔 사무총장 10년 임기의 디딤돌을 노 전 대통령이 놓아준 셈이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대권 주자로 인식되며 노 전 대통령의 '동지'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하게 된 탓에 반 전 총장을 맞이하는 분위기는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에게 귀국 인사를 했지만, '친노(친노무현)의 성지'로 불리는 봉하마을의 공기는 반 전 총장에게 다소 싸늘하기까지 했다.

친노와 친문 성향 정치인과 단체들 사이에서는 반 전 총장을 '배신자'로 칭하기까지 했다.






반 전 총장이 유순택 여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 친노 단체들이 반 전 총장을 비판하는 각종 현수막을 들고 일찌감치 묘역 입구에 도열했다.

현수막은 '배신자라 않겠다. 잘 왔다 반기문', '배은망덕 기름장어, 봉하마을 지금 웬일?', '굴욕적 한일 합의 환영한 반기문은 할머니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등 거친 말들로 가득했다.

반 전 총장은 오전 9시 40분께 묘역에 도착했다. 큰 몸싸움은 없었지만, 입구에 모여있던 시위대와 경찰, 취재진이 한 데 뒤엉키면서 반 전 총장이 묘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별다른 발언 없이 줄곧 차분한 표정으로 묘역 앞에서 헌화 후 참배했다.

참배를 마치고 다시 돌아나와 적은 방명록에는 "따뜻한 가슴과 열정으로 '사람 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진력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안내를 받으며 권양숙 여사를 자택을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권 여사와 30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과 리더십은 아직도 국민 가슴 깊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아직 우리 가슴 깊이 남아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에 공감대를 표했다.

앞서 반 전 총장 측은 기자들에게 지난 2008년 반 전 총장이 방한했을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안부 전화를 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이 "봉하마을로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무슨 말씀을요. 제가 오히려 서울 가서 만나지 못해 미안하다"고 답했다고 반 전 총장 측은 전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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