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은 건가, 나쁜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경기에서 매치포인트에 9번이나 몰리고도 살아난 억세게 운이 좋은 선수가 있다.
그러나 그의 다음 상대는 세계 최강이다. 그렇다면 이 선수는 운이 나쁜 것인가.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1회전.
루치에 샤파르조바(61위·체코)는 야니나 위크마이어(60위·벨기에)를 상대로 2-1(3-6 7-6<7> 6-1)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샤파르조바는 매치포인트를 9번이나 허용하고도 끝내 역전에 성공하는 끈기를 보였다.
테니스 매치포인트는 말 그대로 한 포인트만 더 내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샤파르조바는 위크마이어에게 한 점만 더 내주면 그대로 탈락인 위기를 9번이나 겪은 셈이다.
흔히 매치포인트를 두 세 번 잡히고 이겨도 '대단하다'는 말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9번이나 매치포인트를 넘긴 사례는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첫 번째 위기는 2세트 게임스코어 5-6으로 뒤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찾아왔다.
샤파르조바가 연달아 상대에게 세 포인트를 허용해 0-40이 되자 위크마이어의 승리를 의심하는 팬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샤파르조바가 여기서 연달아 세 점을 만회해 듀스를 만들었고 기어이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넘겼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위크마이어가 6-3으로 앞서며 트리플 매치포인트를 잡았으나 샤파르조바가 결국 타이브레이크 점수 9-7로 승리했다.
2시간 6분의 접전을 승리로 이끈 샤파르조바는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매 순간 나만의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기쁨도 잠시'다.
샤파르조바의 다음 상대는 세리나 윌리엄스(2위·미국)다.
윌리엄스가 '세계 최강'인 것은 둘째 치더라도 샤파르조바는 지금까지 윌리엄스와 9차례 만나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2015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도 윌리엄스에게 패하는 등 맞대결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샤파르조바는 "2회전도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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