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가짜뉴스 유출 배후' 주장 일축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 존 브레넌 국장은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이 정보기관에서 유출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곧 퇴임하는 브레넌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을 정보 유출자로 의심하며 비난한 데 대해 정보기관 전체의 유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동적인 개인정보가 포함됐고 트럼프와 러시아 정부 간의 개인적 접촉을 다뤘다는 그 자료에 드러난 혐의에 대해서는 평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문제의 자료가 논란이 되자 '이 사람이 그 가짜뉴스의 유출자인가'라는 트윗을 올려 브레넌 국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CIA 입문 초기부터 국장이 되기까지 30여 년간 봉직해온 브레넌은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유출자라고? 그렇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브레넌 국장은 "우선, 이 정보는 정보기관 계통에서 다루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그 정보는 몇 개월 전부터 굴려다녔고 이미 그 내용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정보의 신빙성을 별도로 검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자료는 영국 정보기관 MI6 출신 크리스토퍼 스틸이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논란은 연방수사국(FBI)이 다뤄야 할 문제로, 자료의 존재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먼저 알린 것도 FBI였다고 브레넌 국장은 전했다.
브레넌은 "대통령에게 문제를 보고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 해당 자료의 외설적인 속성을 고려한다면 대통령 당선인은 적어도 그 점을 알고 필요한 조처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브레넌은 트럼프가 자신과 정보기관 직원들을 나치 독일에서나 있을 법한 조직이나 요원으로 폄하한 데 대해 매우 분개했다.
그는 "정보기관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리이자 책임이다. 우리의 정보나 평가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라진 않는다"며 "그러나 유출이 있었다거나 진실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레넌과 트럼프는 최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브레넌은 트럼프가 정보기관을 공격하자 곧바로 분개했으며, 트럼프는 러시아 해킹에 대한 분석을 CIA가 방해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거의 4년 가까이 CIA 수장을 지낸 브레넌은 조직개편을 시도했다가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 쪽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브레넌은 재임 기간에 성소수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퀴어 축제에 참가하는 등 성소수자 이슈에서 진보 성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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