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20억 사기 혐의…"마음대로 주식 줄 상황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받고도 약속한 지분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의 구단주 이장석(50) 서울히어로즈 대표가 "주식을 교부하는 것이 지연됐을 뿐 투자금을 가로챌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주주 상황이 변화해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주식을 교부하는 것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이 유일한 투자자가 아니고 주주의 명단이 계속 변동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주식 교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홍 회장에게) 원금을 반환해야 할지 주식을 발행해야 할지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회사는 장차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식을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부를 조작해 회삿돈 20억8천여만원을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에는 '좋은 선수 발굴, 팬 확보' 등 프로야구단 경영 목표를 나열하며 "부외자금을 운용하지 않을 수 없던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8년께 서울 히어로즈 지분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재미교포 사업가인 홍 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고도 지분 양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당시 프로야구단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며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금 120억원을 내지 못할 상황에 놓이자 홍 회장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이에 홍 회장은 2차례 투자계약을 맺고 지분 40%를 넘겨받는다는 조건에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홍 회장은 이후 지분 양수가 되지 않자 이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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