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시련은 없다"…가뭄과 이상기후 극복한 인제 빙어축제

입력 2017-01-18 06:33   수정 2017-01-18 09:46

"3번의 시련은 없다"…가뭄과 이상기후 극복한 인제 빙어축제

2년 연속 축제 무산으로 1천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 못 누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된 인제 빙어축제가 3년 만에 '원조 겨울축제'의 명성 회복에 나섰다.


2015년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에 이어 지난해에는 얼음이 얼지 않는 이상기후로 축제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처럼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인제 빙어축제는 오는 21일 막을 올린다.

3년 연속 축제 무산은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1998년 시작돼 원조 겨울축제라는 명성을 쌓은 인제 빙어축제는 지금까지 2011년과 2015년, 지난해 등 모두 세 차례 축제를 열지 못했다.

2011년에는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가 빙어축제의 발목을 잡았다.

이어 2015년에는 소양호의 물이 바닥을 드러낸 '유례없는 가뭄'으로 축제가 무산됐다.

당시 인제지역 강수량은 700㎜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비가 오지 않자 소양강댐의 수위는 165m까지 급격히 낮아졌다.

빙어축제를 개최하려면 남면 부평리 소양강댐 상류의 수위가 170m를 훌쩍 넘겨야 가능하다.

유례없는 가뭄으로 소양강의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빙어축제도 물 건너간 셈이다.


극심한 가뭄에 축제를 취소한 빙어축제는 가뭄 극복 차원에서 남면 부평리 일원에 부평보를 건설해 재기에 나섰다.

높이 12m, 길이 220m 규모의 부평보를 막아 조성한 '빙어호'에 물을 가둬 겨우내 얼리면 70만㎡ 규모의 얼음판이 생기기 때문이다.

당시 빙어호 담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빙어축제 준비도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상 고온이라는 복병이 나타나 발목을 잡았다.

축제 개최에 필요한 얼음 두께는 적어도 20㎝가 넘어야 하지만 당시 충분한 두께의 얼음이 얼지 않았다.

결국, 관광객의 안전을 담보로 한 무리한 축제 개최는 오히려 빙어축제의 존립까지 흔들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해 취소했다.

2년 연속 축제 무산으로 연간 500억원, 총 1천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축제 기간 빙어를 잡아 소득을 올리는 소양강댐 상류의 내수면 어민들은 2년 연속 시름에 젖었다.

관광객 유치로 인한 지역 상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올해도 어려움은 있었다.

이상 기온 탓에 개막을 기존 14일에서 21일로 한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축제 연기를 결정한 이후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복병도 만났다.

2년간 '절치부심' 끝에 준비한 축제가 AI 발생으로 또 무산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말 그대로 이상 고온에 AI까지 설상가상이었다.

다행히 AI 예방적 살처분과 차단 방역으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축제는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다만 올해도 이상 고온 여파로 빙어호의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은 탓에 축제의 백미인 얼음낚시는 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빙판이 아닌 육상에서 즐길 수 있는 대체 체험행사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를 모티브로 만든 '빙어 고'를 선보인다.

얼음판에서 즐기는 빙어잡이의 손맛 대신 증강현실에서의 색다른 빙어 잡기를 체험할 수 있다.


전국 얼음축구대회와 전국 창작 연 경연대회는 예정대로 열린다.

이밖에 가로 15m 세로 10m의 대형 빙어 수족관에서 운영하는 빙어 뜰채체험, 눈썰매장, 눈 미끄럼틀, 빙어 열쇠고리 만들기, 가훈 쓰기 등의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인제군 문화재단 관계자는 18일 "가뭄과 이상 고온이라는 시련을 딛고 3년 만에 축제를 개최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며 "'3번의 시련은 없다'는 지역 주민의 절박함이 개최로 이어진 만큼 원조 겨울축제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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