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무죄판결 계기로 전통 지지층 결속 주력
일각서 "무주공산 영남 챙겨야 전국정당"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조기대선 가능성을 겨냥해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당의 최대 지역적 기반인 호남으로 달려가 전통적 지지층 결속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선숙·김수민 의원이 '리베이트 파동'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자신감을 회복한 것을 토대로 지난 4·13 총선 때 호남에서 불었던 '녹색 돌풍'을 재연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7일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 수산시장 화재현장을 찾은 데 이어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했다. 다음 주에는 2∼3일간 광주도 방문할 예정이다.
전북에서는 언론인들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방문, 전주 모래내시장 상인 간담회, 익산 원불교 종법사 면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방문 등 촘촘하게 일정을 짰다.
그가 전북을 찾은 건 지난해 12월 10일 전주에서 '새정치디딤돌' 창립기념 강연을 한 이후 한 달 만이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박지원 대표(전남 목포), 주승용 원내대표(전남 여수)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전남으로 채워지자 '전북은 광주 갈 때 들르는 곳이냐', '전북을 홀대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전북이야말로 국민의당의 발원지라는 애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치적 의미를 떠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나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있는 분야여서 안 전 대표가 관심이 많은 영역"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의 '호남 올인'이 시의적절하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당의 홈베이스인 호남 지지율이 탄탄해야 외연 확장이 가능한 건 맞지만, 지금처럼 여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영남권과 보수지지층을 겨냥해 동진(東進)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호남은 중진 의원들에게 맡겨두고 안 전 대표는 본인이 안 가면 안 될 자리로 가야한다"며 "부산·울산·경남에서 안 전 대표말고는 상품성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전국정당을 지향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캠프와 대선공약 준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여의도 삼정빌딩의 사무실을 6개월간 계약했으며 최근 내부 인테리어를 마치고 가구와 집기까지 들여놨다. 대선공약은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인 김성식 의원실과 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오세정 의원이 큰 틀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설 이후 공식 출마선언을 검토 중"이라며 "지금은 지역을 찍고 돌아다니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핵심 메시지나 정책 준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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