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교도소의 마지막 푸에르토리코 독립운동가 사면

입력 2017-01-18 13:58  

美연방교도소의 마지막 푸에르토리코 독립운동가 사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연방 교도소에 최장기간 수감돼있던 푸에르토리코 민족해방전선(FALN) 리더 오스카 로페즈 리베라(74)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특별사면 대상이 됐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로페즈 리베라는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사흘 앞둔 이날 재소자 2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사면 대상자가 돼 수감 35년여 만인 오는 5월 17일 교도소를 나올 예정이다.


푸에르토리코 산 세바스티안에서 태어나 만 9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한 로페즈 리베라는 베트남전쟁 참전 후인 1960년대 후반부터 시카고의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에서 사회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FALN에 가입하고 미 제국주의적 속성에 반감을 표하면서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다 1980년 반정부 선동·음모, 폭탄 테러 구상, 총기 및 폭발물 운반, 정부 기물 파괴 시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1981년 시카고 연방법원에서 징역 55년 형을 선고받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1988년 탈옥 음모 혐의로 15년 형을 추가했다.

총 70년 징역형을 받은 로페즈 리베라는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간인 1999년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14명의 FALN 조직원과 함께 특별사면 후보에 올랐으나 대상에서 제외됐다.

로페즈 리베라는 수감 30년째이던 2011년 '미 연방 교도소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FALN 조직원'이란 기록을 세웠다.

대다수의 푸에르토리코인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오랜 시간 한목소리로 "정치범·양심수" 로페즈 리베라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미국 보리쿠아 인권 네트워크'와 사회운동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여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특별사면 대상자 가운데는 미군 기밀 자료를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첼시 매닝(28·본명 브래들리 매닝) 일병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매닝은 이라크에서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하던 2010년 미군의 전쟁범죄 사실이 담긴 기밀 문서 64만 건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했으며, 수감 중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해 화제가 됐다.

애초 2045년 출소 예정이던 매닝도 7년 형으로 감형받아 로페즈 리베라와 같은 오는 5월 17일 석방된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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