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변호사 밝혀…"2019년엔 러시아 국적 신청도 가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당국이 자국에 체류 중인 전(前)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거주허가를 3년 더 연장했다고 그의 러시아 변호사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스노든이 러시아에 입국한 지난 2013년부터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이날 올해 8월에 시한이 끝나는 스노든에 대한 거주허가('비드 나 쥐텔스트보')가 2020년 8월까지 3년 더 연장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주 이민국이 스노든의 거주허가 기간을 3년 더 연장했다"며 "따라서 그에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법률상 국적 취득을 위해서는 이민 당국으로부터 거주허가를 받고 난 뒤 5년 이상 러시아에 거주해야 한다.
스노든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거주허가를 받아 법률상으론 2019년이면 러시아 국적을 신청할 수 있다.
쿠체레나는 그러나 '스노든이 러시아 국적 취득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이는 전적으로 그가 결정할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당국이 스노든의 거주허가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고 밝혔다.
자라로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스노든을 미국에 넘기는 선물을 할 멋진 기회를 갖고 있다'고 한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마이클 모렐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전 CIA 부국장이 스노든의 러시아 거주허가가 2년 더 연장됐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가장 우스운 일이다"며 "모렐 부국장이 한 제안의 핵심은 배반의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하고 홍콩에 은신했던 스노든은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였다가 같은 해 8월 1일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망명을 허가받았다.
스노든은 임시망명 기간이 끝난 2014년 8월 다시 러시아 이민 당국으로부터 3년간의 거주허가를 취득해 모스크바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체류지는 여전히 기밀에 부쳐져 있다.
미국에선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국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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