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방사 황새 낚싯줄 걸려 폐사…15마리중 4마리 구조물에 희생

입력 2017-01-18 16:53  

자연방사 황새 낚싯줄 걸려 폐사…15마리중 4마리 구조물에 희생

(예산=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 예산군이 자연 방사한 황새 한 마리가 양식장에서 설치한 조류 퇴치용 낚싯줄에 걸려 폐사했다.


18일 예산군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전북 고창군 부안면 한 양식장에서 암컷 황새 한 마리가 양식장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을 지역 주민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황새의 날개는 낚싯줄에 여러 번 감겨 있는 상태였다.

예산황새공원은 해당 황새에 대한 위치추적 중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수신돼 현장 확인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새공원 측은 낚싯줄에 걸린 황새가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리다가 낚싯줄에 더 많이 감겨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행히 조류인플루엔자(AI)에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사한 황새는 지난해 7월 예산군이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최근까지 자연환경에 잘 적응해 살고 있었다고 황새공원 측은 설명했다.

예산군은 2015년 9월 황새 8마리를 자연 방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황새 15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이 가운데 2마리가 전신주에 내려앉았다가 감전사하는 등 이번 개체까지 모두 4마리가 폐사했다.

황새공원 측은 방사 황새가 사람이 만든 구조물에 의해 잇따라 폐사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새공원 관계자는 "자연으로 돌려보낸 천연기념물 황새가 감전사하는 등 사람이 만든 구조물에 의해 잇따라 희생되고 있다"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기념물(제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황새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한 쌍 중 수컷이 산란 직후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자연 번식이 중단됐다.

한국교원대는 1996년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오면서 예산군과 함께 황새 복원 사업을 시작해 2015년부터 자연 방사하고 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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