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션 대성공으로 자신감…"철저한 현지화로 판 바꿀 것"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게임즈의 수장인 방준혁 의장이 "우리가 제일 잘하는 분야인 RPG(롤플레잉게임)를 통해 세계 게임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의 창업자이기도 한 방 의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인 '제3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RPG는 일본·중국에서 대표 인기 장르로 철저히 일본형·중국형 RPG를 개발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미에서는 RPG가 아직 틈새시장 장르이지만 우리가 잘해 이 틈새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지금껏 국외 RPG 진출에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올해 '블레이드앤소울' '세븐나이츠 MMORPG버전(가제)' '스톤에이지 MMORPG 버전'(가제) '팬텀게이트' 등 다양한 RPG 신작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방 의장은 지난달 14일 국내에 출시돼 1개월 만에 2천60억원의 매출을 올린 모바일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 '리니지 2: 레볼루션'의 국외 진출에 특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중국·북미 시장 등에 특성화한 레볼루션 국외 버전을 따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일본·중국·북미판 레볼루션은 지금의 레볼루션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볼루션은 현재 인기가 유지되면 국내 모바일 게임 중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국외에서도 연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게임은 작년 기준으로 '몬스터 스트라이크' '클래시 로얄' 등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방 의장은 레볼루션의 의의와 관련해 'MMORPG의 모바일 대중화에 성공한 첫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같은 게임 공간에서 협업·경쟁하는 MMORPG는 지금껏 게임 매니아들이 PC로 몰입하면서 하는 '무거운 게임'이란 인식이 강해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성공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다.
방 의장은 "가벼운 액션 RPG 정도만 하던 모바일 게이머들이 MMORPG를 편하게 할 수 있게 하고자 종전 MMORPG에서 어떤 요소를 덜어낼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동시에 PC게임 급의 그래픽 퀄리티를 달성하고 기술적 어려움 속에서도 실시간 공성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유명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 분석 서비스인 '앱애니'가 발표한 지난달 '글로벌 게임사 앱 매출 조사'에서 세계 5위였다.
넷마블보다 매출 규모가 큰 업체는 중국의 텐센트·넷이즈와 핀란드의 슈퍼셀, 일본 믹시로 조사됐다. 앱애니의 모바일 게임사 매출 톱 10에 오른 한국 업체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을 통해 아시아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북미에서는 아직 좋은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방 의장은 북미 등 서구 시장에서는 스타워즈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대거 내놔 인지도를 높이고, RPG와 전략 게임 중심으로 꾸준히 고객층을 넓혀 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넷마블이 인수한 미국 게임사 '카밤'의 캐나다 밴쿠버 스튜디오(게임개발 조직)도 로봇 대전 게임인 '트랜스포머'를 선보여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의 당시 인수가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게임 업계에서 가장 큰 인수합병(M&A) 기록을 남겼다.
한편 방 의장은 업계에서 관심이 큰 가상현실(VR) 게임에 관해서는 "우리 전문 분야인 모바일로 VR 게임을 잘 즐기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방 의장은 취재진이 VR 게임의 전망을 묻자 "현재 VR은 콘솔(게임기)과는 궁합이 좋지만,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 모바일 영역에서는 아직 기기 경량화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내부 R&D(연구개발)를 진행하며 VR의가능성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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