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공작'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찰스 다윈이 1859년 '종의 기원'을 내놓은 지 16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화론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다.
진화론에 대한 관심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로, 인간의 심리를 진화론을 통해 이해하는 진화심리학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다윈과 동시에 진화론의 개념을 주장했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1823∼1913)가 재조명되고 있다.
출판계에서도 이런 추세가 반영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월리스의 역작 '말레이 제도'가 1869년 출간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완역돼 소개됐다.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생물학을 넘어 여러 학문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진화론을 소개한 '다윈의 정원'을 내놓았다.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신간 '개미와 공작'도 비슷한 맥락의 책이다.
헬레나 크로닌 런던정치경제대(LSE) 자연철학과 사회과학연구소 공동소장이 쓴 책은 다윈과 월리스부터 도킨스에 이르는 다윈주의의 역사를 짚으며 다윈주의의 주요 주제를 소개한다.
책은 특히 다윈주의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이타주의'와 '성(性) 선택'의 문제에 주목한다.
제목의 '개미'와 '공작'은 각각 이타주의와 성 선택을 대표하는 생물이다. 일개미는 여왕개미의 자손들로 구성된 친족 집단을 위해 개체 번식을 포기하는 이타적인 성향이 있고, 수컷 공작의 화려한 꼬리는 암컷의 선택을 받는 데는 유리하지만 길고 거추장스러워 효율성이나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존재다.
이처럼 자연선택에서 불리한 조건을 가진 일개미와 공작은 번식에 유리한 특성을 가진 개체들이 자연선택에 따라 그 특성을 진화시키고 개체 수를 늘려나간다는 다윈주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례로 제시됐다.
책은 이타주의와 성 선택을 둘러싼 다윈과 월리스의 견해를 포함한 다양한 주장들, 그리고 그 성과를 소개하면서 다윈주의가 어떤 논의를 거쳐 발전해 왔는지를 살핀다. 이어 인간의 이타성이 진화의 산물인지까지 논의를 확장해 가며 다윈주의의 성과를 설명한다.
홍승효 옮김. 792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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