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탈출 행렬…서아프리카 국가는 무력 개입 경고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대선 패배 불복 논란을 일으킨 야흐야 자메 감비아 대통령이 임기를 3개월 연장해 퇴진 거부의 뜻을 명확히 하면서 감비아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감비아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은 탈출 행렬에 나섰고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자메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면 무력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영국 BBC와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감비아 의회는 애초 오는 19일 끝날 예정인 자메 대통령의 임기를 90일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의회는 또 자메 대통령이 하루 전날 선포한 9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 결정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야권 지도자 아다마 바로우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취임식을 예정대로 강행하려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 세네갈에 머무는 바로우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미래는 내일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 불안이 한층 가중되자 감비아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AP통신은 주로 영국인과 네덜란드인들로 구성된 관광객 1천명 이상이 감비아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감비아 국제공항에도 관광객 수백명이 몰려 출국을 서두르고 있다.
감비아는 온화한 날씨에 대서양을 낀 해변가로 유럽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서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런 가운데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자메 대통령이 바로우 당선인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BC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나이지라아 군함이 감비아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군 대변인은 "감비아를 위한 지원 병력 2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세네갈과 가나도 감비아 사태에 대비해 군 병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비아는 전체 인구가 190만명에 달하지만 전체 군병력은 900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메 대통령은 1994년 29세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23년째 감비아를 통치하고 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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