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윤선 '어버이연합 反세월호 집회' 동원 정황 파악

입력 2017-01-19 09:44   수정 2017-01-19 10:43

특검, 조윤선 '어버이연합 反세월호 집회' 동원 정황 파악

'블랙리스트' 朴대통령 지시 의심 정황도 포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보수단체를 동원해 '친정부 집회'를 지시한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파악해 사실관계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조 장관이 정무수석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보수단체를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 정무수석에 발탁됐다.

이때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이 동원돼 세월호 유가족 등을 비난하는 집회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10월 집회에서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을 "세월호 참사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거짓 영화"라고 비난하며 상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는 정부 반대에도 이 영화를 상영해 이후 '보복' 논란이 일어났는데, 특검팀은 조 장관이 이듬해 부산영화제 지원금 삭감을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연합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우회 자금 지원'과 청와대 행정관이 개입한 '관제 시위'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단체다.

관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가 맡았다. 어버이연합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를 고소하면서 '고소전'이 이어졌다.

특검팀은 조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보고를 받은 사실 등을 파악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비서관은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조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를 전혀 본 적 없다"고 말해 국조특위로부터 고발돼 위증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특검팀은 문체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이 '좌파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 문체부 예산이 지원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취지로 말해 사실상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현 단계에선 블랙리스트 수사의 '정점'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장관으로 보고 있지만,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서 사실관계 확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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