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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밤을 보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19일 오전 구치소에서 나와 서울 삼성 서초사옥으로 직행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와 간략히 회의를 주재했으며 전날부터 뜬눈으로 자신을 기다린 임직원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처분을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에 인치됐다.
서울구치소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가는 곳이라 '범털 집합소'로 불린다. 범털이란 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을 '낯선 공간'에서 15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부회장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은 영장실질심사 시간이라 걸렀고, 구치소에서 받은 저녁 식사는 입맛이 없어 제대로 들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기다리는 삼성 미전실 임직원들도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미전실 법무팀은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 16일 오후부터 영장실질심사 준비로 비상이 걸렸다.
이 부회장은 법무팀의 도움으로 법원 출석 직전까지 예상 질의와 답변 등을 연습해가며 영장실질심사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전실은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임직원을 보내 서울구치소를 사전 답사하기도 했다.
내부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취재진이 몰릴 것을 대비해 동선을 확인하고 포토라인을 확보했다.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전실 임직원 10여명이 그를 수행했고, 다른 임직원들도 서초사옥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하루 만에 이 부회장을 다시 맞이한 삼성 임직원의 얼굴은 찬바람에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한 임직원의 '솔직한' 심정 고백과 달리, 삼성이 내놓은 공식 입장은 한 문장이었다.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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