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대북 강경라인, 北 ICBM 도발때 강경대처 확실시

입력 2017-01-19 14:30  

트럼프 정부 대북 강경라인, 北 ICBM 도발때 강경대처 확실시

국방장관 내정자 "北ICBM, 심각한 위협…선제공격, 선택목록에"

유엔대사 내정자 "북한은 확실히 잘 주시해야 할 국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임박 가능성을 밝힌 데 이어 한미 군사 당국에 제조 정황이 포착되면서 미국이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의 이런 ICBM 제조와 시험 발사 가능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직전에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과 차기 외교·안보 라인이 북한의 ICBM 개발과 시험발사 가능성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여온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차기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에 매파가 잔뜩 포진한 점은 그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반도 정책을 비롯해 외교·안보를 책임질 '3인방'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하나같이 강경 성향이다.

또한 대북정보를 수집하고 '공작' 임무까지 수행하는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인 마이클 폼페오도 매파에 속한다.

북한 김정은이 미국 안보의 '레드라인'이라고 할 미국 겨냥 ICBM까지 제조해 위협한다면 '강공' 대응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 역시 북한의 도발을 절대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을 보탠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 트위터에서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참모들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잇따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정부의 유엔주재 미국 대사 내정자인 니키 헤일리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대북압박의 고삐를 조금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헤일리 내정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는데도 아무런 말(조치)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북한은 확실하게 잘 주시해야 할 국가"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대처하려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대북압박 고삐)를 절대 누그러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도 지난 12일 청문회에서 북한의 ICBM을 '심각한 위협(serious threat)'으로 규정하면서 "대응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내정자는 필요하면 선제 무력 대응을 선택 방안의 하나로 삼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선택 목록에서 빼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북한을 '적', '악당'이라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치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양상과 비슷하다.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 위원장과 이른바 '햄버거 대화'를 언급했던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변화를 참고 기다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트럼프 정부에서 더는 답습하지 않으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아울러 임기를 하루 남긴 오바마 행정부가 퇴임을 앞두고서도 북한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고 있는 점도 트럼프 정부의 행로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미국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북한은 그들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발전,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북핵 문제를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WMD)를 동원한 테러,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과 함께 주요 위협으로 꼽았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북한=위협'으로 여기는 인식에는 공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이 같은 날 브리핑에서 현·차기 행정부간 긴밀한 정권 이양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 핵·미사일 위협이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인보)팀의 레이더 화면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ICBM 제조 가능성이 차츰 고조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차후 트럼프 정부의 대응 또한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지난 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시점이 문제일 뿐으로 북한은 트럼프 정부 4년 임기 내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개발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지금과 같은 핵 개발 정책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실제로 북한은 여태껏 출범을 앞둔 트럼프 정부에 별다른 존중심을 보여주지도 않았다"며 도발 가능성을 경계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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