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문제로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에 나선 데 이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자국의 티베트 통치에 반발하는 달라이 라마를 '반(反) 중국 분리주의 인사'로 보고 있기에 트럼프와 달라이 라마의 만남 성사 여부는 또 다른 중국과 미국의 갈등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18일(미국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말 이 방송과 촬영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시대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책임이 있는 만큼 현실에 맞게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호평하는 등 잇따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해 11월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고 나서 적절한 시점에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해 공개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롭상 상가이 총리 역시 지난달 19일 인도 일간 '민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 망명정부가 주장하는 티베트 자치권 확대를 지지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면서 "달라이라마 측 대표단과 중국 대표단이 만나 티베트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트럼프 당선인이 힘을 실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측은 아직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비공식 고문역으로 알려진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당선인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것인지에 관해 아는 바 없다"면서도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을 찬성한다"고 글을 남겨 이들의 만남 성사 기대감을 높였다.
필스버리는 또 트럼프 당선인이 달라이 라마와 만남을 거부했다고 자신이 말했다는 한 인도 언론 보도를 "가짜 뉴스"라며 강하게 부정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재임 중 각각 4차례 만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내정간섭이며 중국과 미국 간 신뢰와 협력에 악영향을 준다"는 등 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하자 몽골 국경을 넘는 화물차에 국경통관비를 징수하고 양국 간 회의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보복조치에 나서 몽골로부터 "달라이 라마가 다시 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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