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초가 효자여"…'명품 시금치' 신안 비금도 섬초 수확 현장

입력 2017-01-19 14:59  

"섬초가 효자여"…'명품 시금치' 신안 비금도 섬초 수확 현장

게르마늄·칼슘 풍부…겨울 농가소득 '쏠쏠'

(신안[비금도]=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섬초가 효자여, 요걸로 애들 다 키우고 결혼까지 시켰응께. 이쁘제"

대한(大寒)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전남 신안군 비금면 외촌리의 섬초(시금치)밭에서 만난 명화엽(82) 할머니는 섬초를 한 아름 안고 상자에 담기 바빴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매일 새벽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밭에 나와 이웃들과 함께 섬초를 수확한다.

오전에는 밭에서 섬초를 수확해 오후에는 하우스에서 세척 작업과 상자에 포장하는 작업을 하다 보면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간다.

주민들은 평소에는 벼농사를 짓다가 겨울에는 밭에서 섬초를 기르는데, 한 해 수입이 수천만원에 달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금도에서 자라는 시금치는 섬에서 자란다고 해서 '섬초'라 이름 붙여진 이후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게르마늄이 풍부한 땅에서 자라는 섬초는 다른 지역에서 나는 시금치와 달리 항암 성분으로 알려진 게르마늄과 칼슘의 함량이 높다.

무엇보다 100% 노지에서 자라는 섬초는 강한 해풍을 받아 위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퍼지며 잎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과 철분을 다량 함유하며 수확한 뒤 며칠이 지나도 잘 시들지 않아 건강 음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맛이 강하고 섬유질이 풍부하다. 식감이 부드러워 주로 서울 가락동시장과 재래시장 등에 팔려나가고 있다.

비금도에는 768농가에서 489ha에 섬초를 재배하고 있으면 지난해 판매액은 94억원에 달했다.

주민 이성자(74·여)씨는 "30여 년째 겨울이면 섬초를 내다 팔아 애들 학비도 보태고, 결혼 자금도 준비했다"며 "섬초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살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신안섬초'라는 통합 브랜드를 통해 재배 면적을 늘리고 고품질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전국 최고의 명품 시금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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