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채·남획 등으로 60% 멸종위기…"암울한 광경에 소름끼쳐"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등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생물 종인 영장류 동물이 지구 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인간의 농업과 산업활동으로 숲과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 등으로 전 세계 유인원 종의 4분의 3이 개체 수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60%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1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환경단체 국제보전기구(CI)·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멕시코국립자치대학 공동 연구팀은 최근 멸종위기에 처한 영장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학술지 '과학발전'(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하고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논문 저자인 CI의 앤서니 라일랜즈 선임연구원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명단,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와 보고, 유엔 데이터베이스 등에 기초해 나온 자료를 검토하면서 "암울한 광경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영장류가 생존을 위협받고 개체 수가 감소하는 규모는 대대적이라면서 즉각 효과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곧 주요 종들의 완전 멸종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유인원은 90여 개국에 서식하는데 브라질, 마다가스카르, 인도네시아, 민주콩고 등 4곳에 사는 수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마다가스카르 유인원 종의 87%가, 아시아에선 73%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유인원을 위협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우선 상업적 농업이 성행하면서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다. 1990년에서 2010년까지 20년 동안 사라진 유인원 거주지는 150만㎢로 프랑스 면적의 3배에 달한다.
수마트라와 보르네오에선 팜유 나무 재배를 위한 숲 파괴로 오랑우탄 수가 크게 줄었다. 중국에선 고무농장 개간이 확대되면서 북부 흰뺨무늬 긴팔원숭이와 하이난 긴팔원숭이는 거의 멸종한 상태다. 약 30마리 정도만 남았다. 인도 농장들도 여러 원숭이 종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인간은 여전히 유인원을 먹잇감으로 사냥한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에선 매년 16종, 15만 마리 이상의 유인원이 거래된다. 보르네오에선 오랑우탄 2천~3천마리가 매년 식용으로 사냥된다.
연구팀은 동물들이 처한 위협을 없애거나 줄이고 어려운 상황을 세계인에게 알려 보전해야 한다면서 "인간에게는 이제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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