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지진의 잔인한 조우" 伊눈사태 30명 참변 원인

입력 2017-01-20 09:57   수정 2017-01-20 14:34

"폭설·지진의 잔인한 조우" 伊눈사태 30명 참변 원인

북극한파 남하·변덕스러운 지각운동이 치명적 위험 초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3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중부 눈사태는 잦은 지진으로 불안한 아펜니노 산맥에 한파에 따른 폭설이 겹친 '잔인한' 우연이 빚어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8일(현지시간) 강타한 규모 5의 지진 4차례가 산간지역에 쌓여 있던 눈더미를 무너뜨리면서 19일 아브루초 주 페스카라 현에 있는 호텔 '리고피아노'를 덮친 눈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이 방송은 설명했다.

깊게 쌓인 눈은 구조대의 진입까지 방해해 인명 피해를 더욱 키웠다.

지진은 정확히 예보하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중부 산악지역이 조만간 큰 지진을 여러 차례 겪을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아펜니노 산맥은 여러 단층이 지나는 곳으로, 최근 수개월간 이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은 서로 이웃한 라가 단층과 베토레 단층이다.

지난해 8월 발생해 299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낸 규모 6.2의 지진은 라가 단층의 북쪽 끝에서 발생해 베토레 단층으로 향하는 더 북쪽 지층을 파열시켰다.

이어 같은 해 10월 일어난 지진은 북쪽의 베토레 단층에서 발생했으나 지진의 충격은 8월 지진 지역보다 남쪽에 있는 땅에도 미쳤다.

이번에 규모 5의 잇단 지진이 일어난 곳도 이 지역이며 2009년 훨씬 더 남쪽에 있는 라퀼라 대지진 때도 이곳에 힘이 가해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지진 전문가 리처드 월터스는 지진이 일어나면 인접한 단층들이 압력을 받아 서로 영향을 주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2009년 라퀼라 지진과 지난해 지진들 모두 이 지역 지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역은 연속된 일(지진)이 계속 발생하는 중이라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걸로 끝이고 더는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른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잇단 끝에 가장 최근에 발생한 지진들이 게다가 심한 폭설이 내린 직후에 일어난 우연의 일치로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BBC는 지적했다.

북극 한파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유럽은 올겨울 혹독한 추위를 맞이하고 있다. 각국은 새해 벽두부터 영하 20∼30도가 신기하지 않은 한파에 시달리고 있으며 원래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이탈리아 남부에도 폭설이 덮쳤다.

중부에 있는 아브루초 주 역시 폭설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역은 폭설로 산간 마을 곳곳이 고립되고 약 10만 가구의 전기가 끊겨 통신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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