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자금난 IS, 시리아에 원유·가스 수출 늘려"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동시에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원유·가스 판매를 늘려 필요한 전쟁 재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관리들의 증언을 인용, 시리아가 IS로부터 연료를 공급받는 대신 IS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종전에는 점령 지역내 물품 통과세와 소득세 등이 IS의 최대 수입원이었으나 이제는 IS가 시리아에 대한 원유·가스 판매로 최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미국·유럽 관리들은 원유 운반 차량들의 경로를 추적, IS 점령지에서 터키와 이라크로 향하던 원유 운반 차량들이 시리아로 행선지를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이란의 도움으로 IS 퇴치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뒤로는 IS의 최대 재정 지원국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IS 원유 도입설을 부인했던 시리아 국영 가스회사와 석유부에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WSJ는 밝혔다.
그러나 미 국무부 관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은 "시리아 정권이 다에시(IS)의 재정과 전력 생산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확인했다.
유럽 대테러기구의 한 관리도 아사드 정권이 IS를 대 테러전의 주요 목표라고 천명했지만 실상은 IS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발전용 에너지 대부분이 고대 도시 팔미라의 IS 점령지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천연가스라는 것이다.
서방 관리들은 시리아가 가스 수입대금을 연체하자 IS가 지급을 재촉하기 위해 지난 8일 시리아의 가스 처리 시설을 폭파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새 미국 정부는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보다 IS 격퇴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호크스타인은 시리아 락까와 팔미라 사이 IS의 알아크람 천연가스 생산시설이 트럼프 정부의 공격 목표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상당 부분을 점령한 뒤 양국의 원유 가스 시설들을 장악했다.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지속적으로 원유를 수출하며 하루 최고 100만 달러까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추정됐다. 그러나 러시아와 미국 주도 동맹군의 지속적인 공습과 이라크 정부군의 공세에 밀리면서 원유 판매 수입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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