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지구온난화가 눈사태 위험 키운다

입력 2017-01-20 16:19  

기후변화·지구온난화가 눈사태 위험 키운다

적설 불안불안…"이탈리아 참변의 한 원인"

전문가 "5년 전에 안전한 곳들도 다시 살펴봐야"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탈리아에서 눈사태로 30명이 실종된 가운데, 지진뿐 아니라 기후변화가 눈사태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구 온난화가 산비탈의 적설(積雪)에 영향을 미쳐 눈사태가 이전보다 더 빈번하고 심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눈사태는 자연재해인 지진이나 산의 기울기 등 지질학적 요소와 날씨, 눈의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데, 따뜻한 날씨는 산비탈의 적설을 약화시키고 층을 이룬 눈이 좀처럼 결합하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거센 바람이나 땅의 진동이 가해지면 눈사태가 쉽게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WP는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눈사태 참변의 직접적 원인은 지진이었으나 지구 온난화로 불안정해진 적설도 관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점점 더 더워지는 지구와 눈사태 반도의 연관성을 파고든 연구는 노르웨이에서도 진행됐다.

또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도 온도 상승으로 산 주변 기후가 불안정해지고 더 잦은 눈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온도가 상승한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전보다 눈사태가 빈번해졌다.

스위스 알프스에서는 2015년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눈사태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도 크고 작은 눈사태가 끊이질 않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된 기후 변화 때문에 지난 1977년부터 2010년 사이에 빙산 4분의 1가량이 녹았으며,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사태가 빈번해졌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북극·알프스연구소의 빙하학자 태드 페퍼는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눈과 얼음의 변화가 경사면 적설의 안정성과 눈사태 발생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알던 것에 의존하다가는 낭패를 볼 것"이라며 "5년 전에 괜찮았다는 이유만으로 어딜 가서 뭘 하려고 들지 말고 잘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6년이 관측 이후 더운 해였으며 지구의 온도는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전날 밝혔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이탈리아에서 30여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되는 눈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눈사태의 원인이 기록적 한파에 따른 폭설과 이탈리아의 불안정한 지각에서 비롯된 지진이 우연히 함께 발생한 데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기록적 한파는 극 지역의 찬 공기를 차단하는 기류인 폴라 보텍스(극 소용돌이)가 느슨해지면서 남하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북극의 이상기온이 지속돼 북반구와의 기온 차가 줄면서 폴라 보텍스의 남하로 기록적 추위나 폭풍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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