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개선, 사드·특검수사 등 부담요인 크게 완화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롯데그룹주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양국 갈등 심화와 특검 수사 확대 등 겹악재를 딛고 지주회사 전환 검토 소식에 '기사회생'했다.
롯데제과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86% 급등한 19만5천원으로 마감했다. 롯데쇼핑(5.08%), 롯데칠성(3.76%), 롯데푸드(2.39%) 등 롯데 계열사들도 동반 상승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사실을 밝힌 게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는 19일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주는 사드 문제와 특검 수사 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롯데그룹주는 지난해 국방부와 합의한 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대표적인 사드 피해주로 거론돼왔다.
실제 중국당국이 지난달 초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중국 내 계열사를 상대로 전방위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 롯데그룹주는 새해 들어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여기에 삼성에 대한 특검 수사가 다른 대기업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이번 주 후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오너 공백에 따른 경영위험이 일부 해소된 데다 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롯데그룹주는 반등에 성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되면 신동빈 회장의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416개에서 67개까지 줄어든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 중 54개가 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상사-한국후지필름-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롯데 계열사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서, 투자회사를 합병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며 "동시에 신동빈 회장은 합병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호텔롯데 등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일본 롯데그룹의 보유 지분율을 낮춰 한국 롯데를 독립 구조로 운영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 연구원은 "신 회장은 호텔롯데 투자회사와 롯데쇼핑 투자지분이 주축이 된 지주회사와 합병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고 한국 롯데의 확실한 오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을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주회사 전환 검토 방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롯데쇼핑 투자의견을 '단기매수'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도 24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생겼고 보유 자회사들의 기업공개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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