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정부수반 "투표 가능성 어느 때보다 커"…내년 실시 예상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밝히면서 스코틀랜드의 독립 주민투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스코틀랜드의 의사에 반해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만큼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영국이 스코틀랜드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스코틀랜드는 메이 총리가 제시한 손해 보는 길을 따를지, 아니면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러셀 스코틀랜드 특사도 이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영국 정부를 압박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코틀랜드는 작년 6월 실시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잔류를 지지한 인구가 62%로 많았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정반대로 드러나자 스터전 수반은 영국 정부가 유럽 단일시장에 남아야 한다며 '하드 브렉시트'로 갈 경우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다시 밀어붙이겠다고 집권 보수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 탈퇴 여부를 걸고 2014년 9월 실시한 첫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여론은 아직도 비슷하지만 영국 정부가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재투표는 점점 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는 모양새가 됐다.
그간 스터전 수반은 영국이 EU 단일시장을 떠나면 스코틀랜드에서 일자리가 8만개 이상 사라지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EU를 떠나도 스코틀랜드는 유럽경제지역(EEA)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을 통해 EU 단일시장에 남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현재 정치 전문가들은 스터전 수반이 독립 재투표를 요구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투표가 스코틀랜드와 스터전 수반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했다.
니콜라 매큐언 에든버러대학 교수는 "만약 스코틀랜드가 독립 재투표를 실시하고, 또 3년 전과 같이 부결된다면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에서 협상 수단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AFP통신은 많은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브렉시트 결정에도 독립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지 않다며 스코틀랜드 내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MG 리서치가 지난달 1천2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5%가 독립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지난 2014년 부결 때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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