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빵도 개인이 생산"…현인애 연구위원, 통준위 8차회의서 발표
"북한 시장화, 대북제재 국면서 민생안정의 유일한 출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 경제의 시장화로 개인수공업의 생산규모가 국가의 생산규모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탈북민 출신인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개인수공업 특징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개인수공업의 규모는 국가생산을 능가하고 있으며, 시장 유통 국산품의 대부분은 개인수공업 제품"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개인수공업은 개인 주택에 생산 설비를 들여놓고 소규모 인원으로 생산하는 가내수공업과 1인 또는 가족이 소유 및 경영의 주체인 자영업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수공업으로 생산되는 상품은 식품, 옷, 문방구, 목재가공품, 신발, 악기, 약, 채소 등 점차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산을 모방한 '짝퉁' 상품도 개인수공업 방식으로 생산돼 시장에 유통된다.
예컨대 악기 중 아코디언의 경우 국가생산 규모는 월 250여 개에 불과하나, 개인수공업으로는 월 500~700여 개나 생산된다고 현인애 연구위원은 전했다.
현 연구위원은 "(개별) 개인수공업의 규모 확장은 제한적이나 업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소비수준이 상승하면서 빵과 아이스크림도 (개인수공업 제품이) 국영기업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개인수공업을 (공식적으로) 허가하지 않고 있으나, 현재 묵인과 통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개인수공업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북한은 개인수공업을 장려하는 길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인애 연구위원은 김일성대 철학부를 졸업하고 함경북도 청진의학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가 2004년에 탈북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현 연구위원의 보고서는 지난달 24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8차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8차 전체회의에서 발표됐다.
탈북민 출신인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도 같은 회의에서 발표된 '북한의 시장화 실태' 보고서를 통해 "2003년 이전 (북한에는) 소비재 시장만 존재했으나, 현재는 생산재ㆍ금융ㆍ노동ㆍ부동산시장까지 '5대 시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북한의 시장화는 체제위기의 완충재, 자본주의 온상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북제재 국면에서 민생안정의 유일한 출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시장화는 '경제-핵 무력 건설 병진'을 위한 김정은 정권의 국정운영 수행에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어 지속해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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