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1년간 FTA 체결의 물가하락 효과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가 해외국가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0.7%포인트(p)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임호성 부연구위원과 곽노선 서강대 교수는 22일 'FTA의 물가 안정화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FTA는 관세율 인하 및 시장개방과 비관세장벽의 완화를 통해 물가를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3년 칠레와 FTA를 체결한 이후 대상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52개국과 FTA를 맺고 있다.
72개 세부품목을 대상으로 2004년 2분기부터 2015년 2분기까지 FTA를 맺지 않았을 경우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추정한 결과 연평균 3.25%로 추산됐다.
이 기간 실제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49%였으므로 FTA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0.76%p 하락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시계열 지수를 활용해 FTA 관련 변수들의 영향을 추정한 방법으로도 FTA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이 계산방법의 경우 FTA 체결로 인한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 효과는 0.52%p였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하락 효과는 0.47%p로 추산됐다.
두 요인을 합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평균 1%p 가량(0.98%p)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34개 OECD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패널 자료 모형에서도 FTA 체결국과의 교역비중 확대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OECD 국가 평균적으로는 1980년부터 2014년까지 30여 년간 FTA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0.43%p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FTA가 관세율 인하 및 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통해 무역개방의 정도를 질적으로 높이므로 단순한 교역 증대보다 물가상승률 하락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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