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태 비극 伊 호텔서 밤샘 구조작업…"옅어지는 생존 희망"

입력 2017-01-20 19:35  

눈사태 비극 伊 호텔서 밤샘 구조작업…"옅어지는 생존 희망"

희생자 시신 2구 수습…"맨손으로 잔해 걷어내며 악전고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진이 촉발한 눈사태로 투숙객과 직원 30여 명이 실종된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 주의 산간 마을의 호텔에서 밤샘 구조 작업이 이어졌으나 생존자나 희생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필리포 부비코 이탈리아 내무 차관은 20일 구조 본부가 차려진 페스카라 현 펜네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작업이 밤새 이뤄졌으나 생존자나 사망자를 더 이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구조대가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30여 명의 투숙객과 직원 가운데 단 2명만 구조된 비극의 현장인 호텔 '리고피아노'에서는 이탈리아 전역의 산악 지역에서 파견된 산악 전문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전날 오후까지 희생자 시신 2구를 수습하는 데 그쳤다.

부비코 차관은 또 다른 사망자 2명이 매몰돼 있는 곳을 찾아 수습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호텔로 진입하는 길이 폭설과 눈사태로 끊겨 수색과 구조에 필요한 중장비가 제대로 동원되지 못하는 데다 계속되는 여진 속에 눈사태 위험이 잔존, 호텔 구조물이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까지 제기돼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작업에 참여 중인 산악구조 대원 마테오 가스파리니는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지난 밤 내내 작업을 했다"며 "수색견이 냄새를 탐지하더라도 지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삽이나 맨손으로 4∼5m의 눈과 건물 잔해를 파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호텔에 눈사태가 닥친 지 만 48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생존자 발견 희망도 점점 옅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탈리아 언론은 투숙객들이 지인들과 주고 받은 메시지와 투숙객 중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2명의 진술에 기초해 눈사태가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이 지역을 4차례 강타한 18일 오후 4시30분∼5시30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 당국은 "19일 새벽 첫 구조대가 호텔에 도착한 직후부터 현재까지 호텔 내부에 생존자가 있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며 "생존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호텔의 부루노 디 토마소 총지배인은 "눈사태 당시 투숙객 24명과 직원 11명이 호텔 안에 있었다"고 전해 희생자가 30명을 훌쩍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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